버거킹을 버거킹이라 부르지 못하고...
호주에만 있는 '헝그리 잭스'의 정체
브리즈번 공항에 처음 내렸을 때 저도 똑같이 당황했어요. 분명히 버거킹 로고인데 간판엔 'Hungry Jack's'라고 적혀 있는 거예요. 나중에 현지 친구한테 물어보니까 이게 단순한 이름 차이가 아니라 엄청난 법정 싸움의 결과라고 하더라고요. 오늘은 그 황당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풀어볼게요.

때는 1971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미국의 거대 자본 버거킹이 드디어 호주 진출을 선언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호주 땅을 밟으려던 찰나,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게 됩니다. 이미 애들레이드(Adelaide)의 한 작은 테이크아웃 점포가 'Burger King'이라는 상표권을 선점하고 있었던 것이죠.
🍔 '잭'의 이름을 딴 헝그리 잭스의 탄생
당시 버거킹의 호주 프랜차이즈 권한을 가지고 있던 잭 코윈(Jack Cowin)은 본사와 협의 끝에 새로운 이름을 짓기로 합니다. 본사가 제안한 여러 이름 중 잭은 자신의 이름을 딴 'Hungry Jack's'를 선택했고, 이것이 오늘날 호주의 국민 버거 브랜드가 된 시작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1990년대 중반, 상표권 문제가 해결되자 미국 버거킹 본사는 호주에 직접 '버거킹'이라는 이름으로 매장을 내기 시작하며 잭 코윈의 헝그리 잭스를 압박했습니다. 결국 이들은 '버거 전쟁'이라 불리는 거대한 법정 싸움에 돌입하게 됩니다.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놀랍게도 호주의 로컬 프랜차이즈인 헝그리 잭스가 거대 공룡 버거킹 본사를 상대로 승소했습니다. 법원은 버거킹 본사가 계약상의 신의성실 원칙을 저버렸다고 판단했고, 결국 호주의 모든 버거킹 매장은 다시 헝그리 잭스로 간판을 바꿔 달아야 했습니다. 이것이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호주에서만 버거킹이 기를 펴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1. Shake & Win: 헝그리 잭스 앱을 다운로드하고 매장 근처에서 휴대폰을 흔드세요. 무료 콜라, 감자튀김, 혹은 1+1 쿠폰이 쏟아집니다. 가난한 워홀러 시절의 소중한 한 끼가 되어줍니다.
2. 와퍼의 불맛: 이름은 다르지만 메뉴 구성은 버거킹과 거의 같습니다. 특히 매주 화요일이나 특정 기간에 진행되는 'Whopper Wednesday' 프로모션을 노리면 주급을 아낄 수 있습니다.
3. 무료 리필: 호주 대부분의 패스트푸드점과 달리 헝그리 잭스는 음료 무한 리필이 가능한 매장이 많습니다. (매장 입구에 서 있는 기계를 확인하세요!)
브리즈번에서 워홀 할 때 저도 앱 흔들어서 무료 콜라 꽤 뽑았어요. 퇴근하고 지갑 얇을 때 진짜 요긴했거든요. 간판 이름 뒤에 이런 사연이 있었다니 알고 나면 와퍼 맛이 좀 더 특별하게 느껴지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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